체내 삽입 시 딱딱한 상태에서 부드러운 상태로 변하여 생체 조직 친화력을 높이고 재사용이 불가능한 정맥 주사바늘을 개발했다. 이 주사바늘은 정맥 내 약물 투여 중 혈관 손상 및 염증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윤리적인 의료용 주사바늘 재사용 문제를 원천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말초정맥 주사는 혈관에 치료약을 직접 주입하는 대표적인 의료방법으로 신속한 약물효과와 지속적 약물 투여 치료가 가능하여 전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주사바늘은 금속 (예를 들어, 스테인리스강)이나 플라스틱 등 딱딱한 소재로 제작되어 부드러운 생체 조직과 큰 기계적 간극을 보여 혈관벽이나 주변 조직의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상용 정맥 주사바늘의 날카롭고 딱딱한 특성은 비용절감을 위한 비윤리적 주사바늘 재사용을 가능하게 하며, 이는 인체면역 결핍 바이러스(HIV), B형/C형 간염 바이러스 등 심각한 혈액매개 질환 감염을 초래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사용 후 의도치 않은 바늘 찔림 사고는 의료환경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다수의 환자들과 의료진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적인 문제이며, 감염관리의 중요성으로 인해 세계보건기구(WHO)는 재사용이 불가능한 스마트 주사기 개발과 사용을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고자 전기및전자공학부 정재웅 교수 연구팀이 의과학대학원 정원일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환자 건강증진 및 의료진 안전을 도모할 수 있는 가변강성 정맥 주사바늘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체온에 의해 주사바늘이 유연해지는 특성을 통해 정맥에 약물 주입 중 주사 삽입 부위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보장함과 동시에 주사바늘에 의한 혈관벽 손상 방지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1). 또한 사용 후 찔림 사고나 비윤리적 주사기 재사용에 따른 혈액매개 질환 감염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액체금속의 일종인 갈륨(Gallium)으로 제작된 가변강성 정맥주사는 체내 삽입 후, 갈륨의 액체화를 통해 조직과 같이 부드러운 상태로 변하여 혈관 손상 없이 안정적인 약물 전달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한 번 사용한 주사바늘은 갈륨의 과냉각 현상에 의해 상온에서도 부드러운 상태를 유지하여 다시 딱딱한 상태로 되돌아갈 수 없어 의도치 않은 바늘 찔림 사고나 비윤리적 주사바늘 재사용 문제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다.

개발된 가변강성 정맥 주사바늘의 약물전달 기능과 생체적합성은 동물실험을 통해 검증되었다. 실험 쥐를 대상으로 한 생체 내 실험 결과에 따르면 이식된 가변강성 정맥 주사바늘은 금속 바늘이나 플라스틱 카테터에 비해 훨씬 낮은 염증 반응 보여 우수한 생체적합성을 증명하였다 (그림 2). 또한 상용 주사바늘과 같이 안정적으로 약물을 전달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연구팀은 가변강성 정맥 주사바늘에 박막형 온도 센서를 탑재하여 체온 모니터링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하였다 (그림 3). 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환자의 심부체온을 모니터링하는 게 가능하며, 또한 잘못된 주사바늘 위치로 인한 혈관이 아닌 다른 조직으로의 약물 누수 감지도 가능하여 환자에게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본 연구팀은 개발된 가변강성 정맥 주사바늘 기술이 의료기기의 새로운 생체적합형 디자인 개념을 제시하여 의료용 바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료기구에도 접목되어 그 활용성을 넓힐 것이라 기대한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매년 160억 개의 의료용 주사가 사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량폐기가 되고 있지 않은 현재의 의료환경에서 비윤리적 주사기 재사용 문제를 막을 수 있는 핵심기술로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 예상한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10월 30일 字에 게재됐다. (논문명 : A temperature-responsive intravenous needle that irreversibly softens on inser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