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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ng 2026 Vol. 26강한 자기장 내에서 전자의 사이클로트론 복사를 이용해 방사성 붕괴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신개념 방사선동위원소 전지가 개발되었으며, 높은 변환 효율과 장기 안정성을 통해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제시한다.
사이클로트론 복사를 이용한 베타 붕괴 에너지 변환 장치의 개념도
1977년 발사된 보이저 탐사선은 현재 지구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인간이 만든 기계장치이다. 발사 후 약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보이저 탐사선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비결은, 보이저 1호에 탑재된 방사선동위원소 열전발전기(Radioisotope Thermoelectric Generator)에 있다. 방사선동위원소는 붕괴 과정에서 에너지를 방출하며, 동위원소의 반감기에 따라 수십 년에서 수백 년에 이르는 장기간 동안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주기적인 에너지원 교체가 어려운 우주 탐사나 심해 탐사 환경에서는 방사선동위원소 전지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방사선동위원소의 높은 비용과 기존 에너지 변환 기술의 낮은 효율로 인해, 현재 그 활용 분야는 국방 및 우주와 같은 특수 목적에 한정되어 있다.
그림 1 방사선동위원소 사이클로트론 전지의 작동 개념도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성지현·김영철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과는 전혀 다른 고효율 에너지 변환 방식을 제안하였다. 연구팀은 강한 자기장 내에서 전자가 원운동을 할 때 발생하는 사이클로트론 복사(cyclotron radiation) 현상을 이용하여, 방사성 붕괴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직접 변환하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그림 2 PIC 시뮬레이션을 통해 계산된 자기장 트랩 내부에서의 전자분포
에너지 변환 효율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연구팀은 핵융합 플라즈마 연구에서 널리 사용되는 Particle-In-Cell(PIC) 시뮬레이션 기법을 적용하여 베타 붕괴로 생성된 전자의 자기장 가둠 효율을 계산하였다(그림 2). 또한 방출되는 전자기파를 효과적으로 수집하고 변환하기 위해 장치를 공진 공동(resonant cavity) 구조로 설계하였다.
시뮬레이션 결과, 제안된 전지는 최대 30% 이상의 에너지 변환 효율에 도달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반도체 기반 베타 전지의 변환 효율이 일반적으로 1–2% 수준에 머무르는 것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치이다. 이러한 고효율 특성은 전지 제작에 필요한 방사선동위원소의 사용량을 크게 줄여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나아가 기존의 국방·우주 분야를 넘어, 무선 센서 네트워크와 같은 민간 분야로의 활용 확대도 기대된다.
본 연구에서 제안된 방사선동위원소 전지 개념은 현재 특허 출원 후 심사 중이며, 2024년 미국원자력학회(ANS) Winter Conference and Expo에서 발표되었다. 연구팀은 향후 방사선동위원소를 이용한 실험적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