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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ng 2026 Vol. 26KAIST 연구진이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를 위한 관절 윤활 기능과 면역 조절 기능이 결합된 이중 기능 하이드로젤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1) 주사로 투여가 가능하고, 2) 윤활제로서 연골을 보호하며, 3) 면역세포에 의해 유발되는 관절 내 염증을 완화할 수 있어, 류마티스 관절염의 핵심 병태를 동시에 겨냥하는 새로운 치료 접근법으로 평가된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를 위해 관절 윤활 기능과 면역 조절 기능이 결합된 주입형 하이드로젤의 모식도. 개발된 하이드로젤은 관절 내부에서 과도하게 활성화된 면역세포를 진정시켜 항염증 환경을 조성하고, 윤활제로서 연골 보호와 관절 손상 감소에 기여한다.
류마티스 관절염(Rheumatoid arthritis, RA)은 면역체계가 자신의 관절을 외부 침입자로 잘못 인식해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이다. 이로 인해 관절 내 염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연골 손상과 뼈 침식이 진행되며, 장기간의 통증과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현재 개발된 치료법 대부분은 면역 반응을 전반적으로 억제하는 방식에 의존하고 있어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하거나 치료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 특히 약물이 병변 부위에 충분히 머무르지 못하는 점은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KAIST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절 내부에서 직접 작용하는 새로운 소재 기반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이번에 개발된 하이드로젤 기반 치료 기술은 관절 안에서 윤활제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면역 반응을 지속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기존 기술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이중 기능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히알루론산을 기반으로 한 주입형 하이드로젤이다. 히알루론산은 이미 관절 주사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물질로, 연구진은 이를 활용해 반복적인 관절 움직임과 기계적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도록 하이드로젤의 물성을 정밀하게 설계했다. 또한 실제 임상 적용을 고려해 기존 관절 주사 방식으로 투여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이 하이드로젤은 관절 내에서 자연 윤활액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해 마찰을 줄여주며, 단순한 물리적 보조 기능을 넘어 관절 내부의 면역 환경 자체를 조절하는 역할까지 담당한다.
특히 이 하이드로젤에는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항염증 단백질인 인터루킨-4(IL-4)가 화학적으로 결합되어 있다. 관절 윤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이드로젤이 일정한 기계적 특성을 가져야 하는데, 이러한 조건에서는 치료 단백질을 단순히 물리적으로 가두는 방식이 하이드로젤의 큰 기공 구조, 그리고 이로 인한 급격한 약물 방출(burst release) 현상으로 인해 적합하지 않다. 연구진은 이러한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인터루킨-4를 하이드로젤 고분자 네트워크에 직접 ‘화학적으로 결합’시키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는 관절 윤활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면역 조절 신호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다. 기존 치료법의 한계인 전신 부작용 또한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진행된 관절 내부에서는 대식세포라 불리는 면역세포가 염증 반응을 증폭시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연구 결과, 이번에 개발된 하이드로젤은 이러한 대식세포를 항염증 및 조직 회복을 돕는 형질로 전환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 결과, 하이드로젤에 노출된 면역세포는 염증 인자 대신 항염증 인자를 더 많이 생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치료 효과는 류마티스 관절염 동물 모델에서도 입증됐다. 인터루킨-4 결합 하이드로젤을 투여한 동물에서는 관절 부종이 감소하고, 연골이 더 잘 보존되었으며, 뼈 손상 역시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 분석과 조직학적 분석 결과 또한 전반적인 관절 건강이 뚜렷하게 개선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연구는 주사 가능성과 관절 윤활 기능을 포함한 기계적 특성과 면역 조절 기능을 하나의 치료 플랫폼으로 결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관절 윤활 기능과 면역 조절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 하이드로젤은 류마티스 관절염의 두 가지 핵심 병태를 동시에 겨냥한다. 더 나아가, 질병에 따라 치료 단백질만 교체하면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은 물론 암 치료로까지 확장할 수 있는 맞춤형 플랫폼으로 활용될 수 있어, 향후 면역 조절 기반 치료 기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백우진 박사가 제1저자로 연구를 수행하고, 박지호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Advanced Healthcare Materials에 ‘Immunosuppressive Cytokine-Tethered Hydrogel for Treating Rheumatoid Arthritis’라는 제목으로 2025년 5월 26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