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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ng 2026 Vol. 26종이접기와 다빈치 다리의 맞물림 구조(Reciprocal structure)에서 영감을 받은 달탐사 로버를 위한 전개형 소프트 에어리스 휠 기술이 개발되었다. 이 기술을 통해 그동안 불가능하다 여겨졌던 달 동굴의 직접 탐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 용암 동굴을 탐사 중인 전개형 소프트 에어리스 휠 장착 로버
KAIST 항공우주공학과 이대영 교수 연구팀이 달 탐사의 난제로 꼽히는 피트(pit) 및 용암 튜브(lava tube) 진입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우주환경에 견디는 ‘종이접기 기반 소프트 에어리스 휠(airless soft wheel)’을 개발해, 복잡한 장비 없이 로봇을 직접 낙하시켜 동굴 내부로 진입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이 연구는 무인탐사연구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과 공동으로 수행되었으며, 세계적인 로봇 학술지 Science Robotics에 게재 예정이다.
달의 피트와 용암 튜브는 붕괴된 지하 공동이 형성한 지형으로, 극심한 온도차와 우주 방사선, 미세 운석 충돌로부터 자연적으로 보호되는 공간이다. 또한, 달의 화산 활동과 태양계 초기 지질 기록이 보존돼 있어 과학적 가치도 매우 크다. NASA, ESA 등 주요 우주 기관들은 장기 거주 기지 후보지로 이 지형을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달 피트는 진입이 매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으며, 수직에 가까운 절벽과 미세 입자 토양, 불규칙한 암반 지형 등으로 인해 기존의 로봇 시스템으로는 안전한 탐사가 불가능했다. 지금까지는 대형 로버에서 소형 로버를 로프에 매달아 내리는 방식이 제안되어 왔지만, 이 방식은 로프 마찰에 따른 에너지 손실, 복잡한 조작 절차, 하강 중 충돌 위험 등 다양한 기술적 제약을 안고 있었다.
KAIST 연구팀은 종이접기와 다빈치 다리의 맞물림 구조(Reciprocal structure)에서 영감을 받은 구조를 통해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휠은 탄성 금속 스트립을 나선형으로 교차 배열해 만든 맞물림 구조를 통해 외부 충격에 강하면서도 자유롭게 형태를 바꿀 수 있으며, 접힌 상태에서는 직경이 230mm에 불과하지만, 탐사 시에는 500mm까지 펼쳐진다. 이러한 휠 지름 확장을 통해 소형 로버로도 대형 로버 수준의 기동 성능 확보가 가능하다. 또한 이 구조는 회전 토크에는 쉽게 접히지만 수직 하중에는 저항하는 비등방성(anisotropy)을 갖추고 있어, 로봇을 크레인이나 로프 없이 직접 피트 아래로 낙하시켜도 바퀴가 충격을 흡수하고 형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복잡한 낙하 시스템 없이도 보다 실용적이고 신뢰성 높은 방식으로 달 동굴 지형에 진입할 수 있다.
영상 1. 금속 스트립을 맞물림 구조로 엮어 만든 전개형 소프트 에어리스 휠. 금속 소재를 사용함에도 큰 전개 변형률과 높은 구조적 안정성 확보가 가능하다.
그림 1. 휠 구조의 원리. 스트립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교차 조립되어 전체 구조를 형성한다.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200mm 높이의 장애물을 안정적으로 넘는 주행 성능을 확인했으며, 달 토양 모사 환경에서 20도 이상의 경사 주파가 가능한 견인력을 가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휠 구조는 423K(약 150도)의 고온과 진공 상태에서도 정상 작동했으며, 달 중력 환경에서 100m 높이에서 떨어지는 것과 유사한 충격 조건 인가한 후에도 정상 작동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는 구조적 충격 흡수 능력이 탁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 휠의 구조적 간결함과 모듈화 가능성은 향후 다중 탐사 전략에도 큰 강점을 제공할 수 있다. 하나의 착륙선에서 복수의 소형 탐사 로봇(Explorers)을 운반해, 각각을 독립적으로 피트에 진입시킬 수 있으며, 이는 고장이나 손상 시 전체 탐사가 중단되지 않도록 하는 운용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탐사 성공률을 높이는 동시에, 하나의 로버에 모든 기능을 집약해야 하는 기존 방식보다 위험 분산 효과도 크다. 즉 제안하는 기술을 통해 임무의 유연성, 신뢰성, 효율성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영상 2. 로버 주행 영상. 소프트 휠이지만 다양한 극한 환경의 극복이 가능하다.
KAIST 연구팀은 이 휠이 단순한 로봇 부품을 넘어, 소프트 로보틱스가 우주 환경에서 어떻게 실용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한다. 그동안 소프트 로봇은 구조적으로 유연하지만 진공, 방사선, 극저온 등 우주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전통적인 고무나 폴리머 대신, 우주에서 사용 가능한 탄성 금속을 사용하면서도, 변형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 설계를 통해 이러한 편견을 넘어서고자 했다. 기계적 부품 수를 줄이고, 유지보수 부담을 낮추면서도, 극한 조건에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프트 로보틱스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연구는 구조역학, 소재공학, 우주탐사 로보틱스를 융합한 다학제적 성과로, 과학기술계뿐만 한국우주항공청에서 2032년을 목표로 준비 중인 달 착륙 및 자율 탐사 임무에도 연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KAIST 연구진은 향후 이 휠을 기반으로, 우주 비행 등급의 소형 탐사 로버에 실제 적용해 달 피트 진입 임무를 실현하는 후속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