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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ng 2026 Vol. 26KAIST 항공우주공학과 김현정 교수 연구팀은 달 표면에 자연적으로 축적되는 정전기를 활용해 에너지를 수확하는 Lunar ElectroStatic Power Generator (L‑ESPG)라는 선도적 개념을 제안하였다. 기존의 태양광이나 화학 연료에 의존하지 않고, 달의 눈에 보이지 않는 음전하(surface charge)를 새로운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점에서 기존의 발전 방식과 차별화된다.
전기적 전하 분포 지도가 덧입혀진 달 표면을 탐사하는 ESPG 장착 로버의 모습. 달 지형 곳곳에 보이지 않게 존재하는 전기장이 ESPG 이동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에너지 수확 및 장비 보호 기술 가능성을 제시한다.
달의 보이지 않는 힘으로부터 전력을 얻다
달에서는 밤이 무려 14일간 지속되며, 온도는 –170°C 이하로 급락한다. 이처럼 긴 밤 동안 태양광 발전은 무용지물이 되며, 기존의 배터리나 RTG(방사성동위원소 열전 발전기)는 비용, 수명, 안전성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낸다.
그러나 달의 밤은 또 다른 가능성을 제공한다. 바로 정전기 에너지이다. 달 표면은 극한의 진공 환경 속에서 태양풍 전자와 극자외선(VUV)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특히 야간이나 극지의 음영 크레이터 내부에서 강한 음전하가 축적된다.
이러한 자연 전하를 에너지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김현정 교수팀은 L‑ESPG 시스템 개념을 제안하였다. 이는 달의 미세 토양(regolith)에 형성된 정전기를 전력으로 수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기존 발전원과는 다른 방식으로 달의 고유한 환경 조건을 활용하는 접근이다.
|“정전기를 위험 요소로 보기보다는, 이를 포착하고 중성화함으로써 전력으로 전환하는 시스템을 설계했습니다. 이 개념은 Movie 1에서 시각적으로 설명됩니다.” — 김현정 교수
에너지 수확+먼지 제어,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잡는 기술
L‑ESPG는 설계 개념상, 정전하가 축적된 달 표면과 직접 접촉하는 전극을 활용해 전하 흐름을 유도하고 전기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다. 동시에 이 과정은 표면 전하의 중성화를 유도하여, 먼지 부유(dust levitation)와 장비 오염 같은 기존 달 탐사에서의 주요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이러한 이중 기능성(dual functionality)은 특히 태양광이 닿지 않는 음영 지역(예: 극지 크레이터)에서 장기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보완적 전력 기술로서 주목받고 있다.
개념에서 실험으로: 점진적 기술 성숙 단계로 나아가는 ESPG
ESPG 연구팀은 과감한 개념을 실제 달 임무에 적용 가능한 시스템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2025년 이후 연구진은 달 전역의 정전기 전위 분포를 재구성한 최초의 고해상도 지도 제작, 실험실 기반 ESPG 초기 프로토타입 제작 및 성능 검증 등 핵심 기초 기반을 구축하는 데 주력해왔다. 현재 팀은 회로 통합(circuit integration), 대면적 어레이 확장(scale-up), 달 환경에 적합한 소재·소자 최적화(material optimization)를 중심으로 기술 성숙도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극저온, 극진공, 고정전장 등 실제 달 환경을 정밀하게 반영한 재료·소자 개발을 병행함으로써, ESPG 시스템의 실전 적용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이러한 성과는 이대영 교수팀과의 구조 설계 협력을 통해 더욱 고도화되고 있으며, 강경지 연구원(대면적 설계)과 김민혁 연구원(회로 및 실험 검증)의 주도적 기여로 2026년 연구는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초기 모델링 결과는 극한 환경에서 단일 ESPG 어레이가 500W 이상의 출력을 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림 2). 이는 L-ESPG가 단순한 아이디어를 넘어, 향후 달 탐사의 핵심 전력 인프라로 발전할 잠재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속 가능한 달 거주 인프라를 위한 전력 플랫폼
ESPG는 단순한 발전 장치를 넘어, 자가 발전 기능, 표면 전하 중성화, 실시간 전기장 측정을 동시에 수행하는 다기능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의 착륙선과 로버는 스스로 전력을 생산함과 동시에 달 표면의 전기 환경을 정밀하게 관측하는 이동형 전기환경 관측소로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플랫폼적 성격은 달을 넘어 다른 천체에서도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림 2에서 보이듯, 고전하 환경을 갖는 금성(Venus)의 항공선·고공선(vacuumship·airship)에서도 ESPG는 전력 수확과 정전기 중화 기능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전하가 극단적으로 변화하는 금성 대기 환경에서도 동일한 물리 원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달 탐사가 장기 체류, 현지 자원 활용(ISRU), 자동 건설 등으로 확장되는 미래를 고려할 때, L-ESPG는 단순한 전력 공급 장치를 넘어 수동형·확장형 차세대 전력 인프라이자 지속 가능한 달 거주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기술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건 단순한 발전기를 넘어, 지속 가능한 달 탐사를 위한 인프라 플랫폼입니다.”
— 김현정 교수
성과 및 지원
본 연구의 핵심 성과인 달 전역의 정전기 전위 분포 지도 제작은 Alazar Teka Gemechu 학부생(2025 장기 URP)의 연구 결과이며, 해당 성과는 2025 한화 스페이스허브–KAIST Space Grand Challenge에서 은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본 연구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 기초사업 GP2023-001의 지원을 통해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