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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 2025 Vol. 25이번 연구에서 김경민 교수 연구팀은 세 단자 ‘뉴랜지스터’를 개발해 하나의 소자에서 흥분·억제 반응을 모두 구현했으며, 이를 통해 구축된 하드웨어 액체 상태 기계가 기존 에코‑스테이트 네트워크보다 혼돈 시계열 예측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KAIST 연구팀이 개발한 ‘뉴랜지스터’ 칩은 기억 저장과 정보 처리를 동일 위치에서 수행해 뇌 세포처럼 흥분·억제 신호를 동시에 생성하고, 복잡한 시계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해석한다. 뉴랜지스터(Neuransistor)는 ‘뉴런(Neuron) + 트랜지스터(Transistor)’의 합성어로 뇌 뉴런 특성을 구현한 새 반도체 소자를 뜻한다. 메모리와 연산 장치가 분리된 전통 컴퓨터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해, 차세대 인공지능 하드웨어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
기존 디지털 시스템은 고정된 이미지나 숫자 계산에는 강하지만, 음성·심박·드론 센서 데이터처럼 끊임없이 흐르는 입력을 다룰 때는 프레임 단위로 잘라 전력 소모가 큰 신경망에 투입해야 했다. 뉴랜지스터는 이러한 흐름을 있는 그대로 처리한다. 나노미터 두께의 산화 티타늄(TiO₂)과 산화 알루미늄(Al₂O₃) 박막을 적층하면 두 물질 경계에 고이동도의 2차원 전자가스(2DEG)가 형성돼 채널이 된다. 양(+) 게이트 펄스가 전자를 방출해 전도도를 높이면 ‘흥분’ 상태가, 음(–) 펄스가 전자를 포획해 전도도를 낮추면 ‘억제’ 상태가 나타나며, 두 반응은 수 밀리초 안에 자연 소멸해 별도 초기화가 필요 없다.
소스 단자에 더해지는 미세 바이어스는 흥분·억제 스파이크의 크기와 길이를 정밀하게 조절한다. 바이어스를 단계별로 변경하면 하나의 소자에서도 수십 가지 내부 상태가 생성돼, 원시 입력을 풍부한 패턴으로 변환해야 하는 액체 상태 기계(LSM)에 이상적이다. 따라서 외부 난수 마스킹 회로 없이도 하드웨어 LSM을 구축할 수 있다.

연구팀은 뉴랜지스터 12개를 활용해 최소형 LSM 저장소(reservoir)를 구성하고 두 가지 벤치마크를 수행했다. Henon 시계열 예측에서 LSM은 정규화 평균 제곱근 오차(NRMSE) 0.0097을 기록해 동일 규모 소프트웨어 에코‑스테이트 네트워크(0.1020)보다 약 10배 낮았다. 로렌츠 어트랙터 예측에서도 LSM의 NRMSE가 0.03으로 ESN 대비 현저히 감소했다. 또한 10⁶회 이상 반복 구동 후에도 소자 특성은 안정적으로 유지되었고, 소자 간 편차도 작아 제조 균일성을 입증했다.
뉴랜지스터의 산화물 이중층은 300 °C 이하의 원자층 증착 공정으로 형성되어, 기존 반도체 공정 및 플렉서블 기판과의 호환성이 뛰어나다. 이 소자는 센서 아래에 직접 집적되어 데이터를 외부 서버로 전송하지 않고 현장에서 처리 가능하다. CMOS 공정 적합성과 높은 동작 안정성으로 액체 상태 기계 하드웨어로서 유망한 후보임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 분야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Advanced Materials, IF: 27.4)’에 2025년 4월 8일 자로 게재됐다.
(논문명: A Neuransistor with Excitatory and Inhibitory Neuronal Behaviors for Liquid State Mach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