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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 2025 Vol. 25유지환 교수 연구팀은 로봇이 자라나는 동안 도구를 통합하고 전달할 수 있는 안정적인 내부 채널을 형성할 수 있는 새로운 소프트 그로잉 로봇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로봇이 좁고 복잡한 환경에서도 자유롭게 이동하고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하여, 재난 대응과 의료 처치와 같은 혁신적인 응용 가능성을 열어준다.

만약 로봇이 무너진 건물 틈새나 사람 몸속 깊은 곳까지 자유롭게 들어가 구조 작업을 돕거나 의료 행위를 수행할 수 있다면 어떨까? 최근, 식물이 자라듯 앞쪽으로 몸을 늘려가며 이동하는 ‘소프트 그로잉 로봇(soft growing robot)’이 이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이 로봇은 딱딱한 재료로 만들어진 기존 로봇과 달리, 얇고 유연한 막으로 구성되어 있어 좁고 복잡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핵심적인 문제점이 있었다. 로봇 내부에 도구를 넣고 꺼낼 수 있는 통로, 즉 ‘내부 채널’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AIST 유지환 교수 연구팀은 혁신적인 기술을 제안했다. 공기를 주입해 부풀릴 수 있는 구조를 로봇 안에 넣어 내부 채널이 무너지지 않고 일정한 통로로 유지되도록 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 구조를 이루기 위해 ‘서브바인(sub-vine)’이라는 여러 개의 작은 소프트 그로잉 로봇을 로봇 안에 배치하고, 로봇이 자라면서 함께 부풀어 오르며 내부 공간을 지지하도록 설계했다. (그림 1 참고)

이 기술의 효과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서로 다른 굵기의 파이프를 로봇 내부 채널에 삽입한 뒤 일정 거리를 이동시키는 실험에서, 로봇이 길어지더라도 내부 채널은 안정적으로 유지되었고, 작은 도구도 문제없이 움직였다. 또 로봇이 방향을 틀며 조종되는 모습도 성공적으로 구현되었다. (영상 1 참고)

이처럼 내부 채널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면 재난 구조, 의료 시술, 산업 현장 점검 등 다양한 분야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로봇이 붕괴된 건물 내부로 진입해 센서가 장착된 도구를 채널을 통해 보내 내부 상태를 탐지하거나, 최소 침습 수술에서 다양한 도구를 교체하며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내시경 시스템으로도 응용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은 영상 2에서 효과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딱딱한 기계장치를 복잡하게 사용하는 대신, 부드러운 로봇의 몸 속을 활용해 통로를 유지하는 이 기술은 기존 로봇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구조 현장, 의료 수술, 산업 현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용화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며, 향후 소프트 로봇의 응용 영역을 크게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는 서동오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참여하였으며, 2024년 9월 IEEE Robotics and Automation Letters (Vol. 9, No. 9)에 게재되었고, RA-L 최우수논문상(RA-L Best Paper Award)을 수상하였다. (논문 제목: Inflatable-Structure-Based Working-Channel Securing Mechanism for Soft Growing Robots, 링크: https://ieeexplore.ieee.org/document/10592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