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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 2026 Vol. 27고엔트로피 설계 전략으로 양면의 원자 조성이 서로 다른 ‘두 얼굴’ 비대칭 맥신(야누스 MXene)의 핵심 전구체인 비대칭 층상 세라믹(비대칭 면외 정렬 MAX상)을 세계 최초로 합성했다. 방사성 핵종 포집·전자파 차폐 등 차세대 기능성 소재 구현의 실험적 기반을 마련했다.

고엔트로피 설계로 구현된 비대칭 o-MAX 구조가 화학적 식각을 통해 양면 조성이 다른 Janus MXene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나타낸 3D 모식도.
맥신(MXene)은 전기가 잘 통하고 표면 반응성이 뛰어난 2차원 나노소재로, 에너지 저장장치, 센서, 전자파 차폐 등 다양한 첨단기술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맥신은 원자층이 층층이 쌓인 층상 세라믹인 MAX상에서 특정 원자층(A 원소층)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화학적 식각을 거쳐 만들어진다.

그림 1 합성된 다성분 MAX 상의 X선 회절(XRD) 패턴으로, (004) 피크의 소실은 특유의 면외 정렬(Ao-MAX)을 증명하는 증거임.
MAX상은 일반적으로 Mn+1AXn (M=전이금속, A=13~16족 원소, X=탄소 또는 질소) 의 형태를 갖는다. 지금까지 개발된 맥신은 양면의 원자 구성이 같은 대칭 구조여서 구현할 수 있는 기능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양면의 원자 조성이 서로 달라 각기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두 얼굴’ 비대칭 맥신(야누스 MXene)은 압전성, 라슈바 효과, 광촉매 등 대칭 소재로는 불가능한 새로운 특성을 발현할 것으로 기대되어 왔다. 그러나 비대칭 맥신은 그동안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만 가능성이 제시됐을 뿐, 제작에 필요한 비대칭 구조의 전구체를 확보하지 못해 실제 구현이 어려웠다. 알려진 모든 MAX상이 대칭 구조를 갖기 때문이다.
KAIST 원자력및양자공학과 류호진 교수 연구팀은 고엔트로피(High-Entropy, 여러 원소를 섞어 새로운 특성을 구현하는 재료 설계 방식) 전략으로 이 한계를 돌파했다. 방사성 핵종 흡착 소재를 개발하던 중, 티타늄(Ti), 지르코늄(Zr), 하프늄(Hf), 탄탈륨(Ta), 알루미늄(Al), 주석(Sn) 여섯 원소를 동시에 혼합하면 원자 크기 차이에 의해 바깥쪽 금속 원자층의 조성이 서로 다르게 배열되는 안정적인 비대칭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합성된 조성 (Ti3/11Zr2/11Hf3/11Ta3/11)3(Al2/3Sn1/3)C2 에서 나타난 비대칭 구조는 기존 맥신 원료에서는 보고된 적 없는 새로운 구조 형성 메커니즘으로 평가된다.

그림 2 전이금속 층의 조성 차이에 따른 c축 방향의 비대칭적 원자 배열을 보여주는 HAADF-STEM 이미지.
연구팀은 전자현미경 분석과 함께 X선 전산란 및 역-몬테카를로(RMC) 모델링으로 3차원 원자 배열을 재구성하여 비대칭 정렬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그림 2). 제1원리 계산 또한 이 비대칭 구조가 열역학적으로 안정함을 보여주었다.
이 비대칭 층상 세라믹은 화학적 식각을 거치면 양면의 원자 조성이 서로 다른 비대칭 맥신으로 전환될 수 있는 전구체 역할을 한다. 그동안 이론에만 머물러 있던 비대칭 맥신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MAX상에서 대칭을 깨기 위한 구조적 조건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방사성 핵종 포집용 흡착 필터, 전자파 흡수,차폐 소재, 센서, 압전소자 등 차세대 기능성 소재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류호진 교수는 “고엔트로피 재료 설계를 통해 기존 결정학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비대칭 원자 구조를 실제로 구현한 사례”라며 “방사성 핵종 포집과 전자기파 차폐 등 안전·환경 분야의 핵심 원천기술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2026년 4월 30일 게재됐다(DOI: 10.1038/s41467-026-72561-y). KAIST 이민석 박사(현 한국원자력연구원)가 제1저자, 성현우 박사(현 한국원자력연구원)가 공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비대칭 층상 세라믹과 이를 활용한 비대칭 맥신에 대해 한국, 미국, 일본에 특허를 출원했으며, 후속 연구로 방사성 이온 제거 및 전자파 차폐 성능을 검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