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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l 2026 Vol. 27KAIST 연구진은 고체추진기관 설계를 기존의 경험 기반 접근에서 AI 기반 역설계로 확장하기 위한 연구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추진기관 성능과 비행체 임무 수준 최적화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림 1. 고체추진기관 연소시험 장면.
고체추진기관의 성능은 추진제 그레인, 연소실, 노즐, 단열재, 구조, 운용 조건이 함께 결정하는 통합 설계 결과이다.
로켓모터 설계를 익숙한 형상에서 시작하는 대신, 원하는 추력 이력에서 시작할 수 있다면 어떨까? KAIST 연구진은 이러한 접근을 고체추진기관 설계에 적용하기 위한 AI 기반 역설계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Rocket Lab KAIST에서 구축 중인 이 프레임워크는 먼저 고체추진기관의 3차원 그레인 설계에 주목한다. 그레인은 고체추진제가 내부에서 어떤 형상으로 타 들어갈지를 결정하며, 압력과 추력 이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연구팀은 AI 기반 후보 생성과 물리 기반 검증을 결합해 설계자가 더 넓은 설계공간을 탐색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최종 설계 판단은 여전히 인간 설계자의 몫이다.
로켓 추진기관 설계는 하나의 부품을 고르는 일이 아니다. 발사체나 유도 비행체의 임무 요구조건이 정해지면 추진제, 그레인, 연소실, 노즐, 단열재, 구조, 운용 조건을 함께 맞추어야 한다. 한 구성요소의 선택은 다른 구성요소의 성능과 제약을 바꿀 수 있다. 따라서 추진기관 설계는 통합적이고 반복적인 공학 문제다.
이 과정에서 설계자의 경험은 오랫동안 가장 중요한 자산이었다. 경험 많은 설계자는 검증된 형상, 시험 결과, 제작 공정, 안전 여유, 운용 조건을 고려해 가능한 설계안을 좁혀간다. 이러한 경험 기반 설계는 축적된 지식과 실무적 판단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실제 개발 현장에서 여전히 필수적이다. 다만 설계 결과가 설계자와 개발팀이 이미 알고 있는 형상과 지식의 범위 안에서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더 나은 해가 그 밖에 있더라도 사람이 직접 상상하고 계산하고 반복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적이다.

그림 2.고체추진기관의 주요 구성요소 개략도.
추진제 그레인, 연소실, 노즐, 단열재 등 여러 구성요소가 함께 설계되어야 압력과 추력 성능이 결정된다.
Credit: Rocket Lab KAIST concept illustration.

그림 3.경험 기반 반복 설계에서 AI 기반 역설계로의 확장.
제안하는 연구는 먼저 고체추진기관 3차원 그레인 후보 생성과 물리 기반 검증에서 출발하고, 장기적으로 추진기관 및 비행체 임무 수준 최적화로 확장된다.
Credit: Rocket Lab KAIST concept schematic.
역설계는 이러한 한계를 넘기 위한 접근이다. 기존 설계가 형상을 먼저 정하고 성능을 계산하는 방식이라면, 역설계는 원하는 압력 또는 추력 이력을 먼저 정하고 이를 만족하는 형상을 찾는 방식이다. 고체추진기관 분야에서도 이 개념은 오래전부터 연구되어 왔지만, 과거에는 계산 자원, 단순화된 물리 모델, 제한적인 설계변수 표현 방식 때문에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었다.
최근 AI 기반 생성모델과 최적화 기술의 발전은 이 오래된 문제의식을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AI 기반 역설계는 설계자의 경험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다. 오히려 인간의 경험이 닿을 수 있는 설계공간을 넓히는 도구에 가깝다. AI는 목표 압력 또는 추력 곡선에서 출발해 사람이 미리 고르지 않은 여러 그레인 후보를 제안할 수 있다. 설계자는 이 후보들을 물리 기반 해석, 제작성, 안전성, 운용성을 기준으로 다시 검토한다.
Rocket Lab KAIST는 이 개념을 실제 연구 프레임워크로 구체화하기 위해 3차원 그레인 형상을 계산 가능한 형태로 표현한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보유한 내탄도 해석 프로그램으로 각 후보 형상의 압력 변화와 추력 특성을 계산하고, 이를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한다. AI는 목표 압력 이력에 가까운 그레인 후보를 제안하며, 연구팀은 이를 다시 물리 기반 해석으로 검증하고 순위화한다. 즉, AI가 최종 설계를 대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검토할 수 있는 유망한 설계 후보군을 넓혀 주는 방식이다.
장기적인 목표는 하나의 추진기관 성능 개선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레인 형상 최적화는 추진기관의 질량, 부피, 추력 곡선, 전체 성능 최적화로 이어질 수 있다. 더 나아가 발사체나 유도 비행체의 임무 요구조건과 연결되면 비행체 체계 수준의 최적화 문제로 확장될 수 있다. 다만 AI가 제안한 후보가 곧 최종 설계는 아니다. 제작 공정, 품질관리, 시험 가능성, 운용 신뢰성은 인간 설계자가 판단해야 한다. AI는 그 판단을 더 넓은 설계공간 위에서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도구다.